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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AI, IOT

엔비디아는 어떻게 경쟁 불가능한 강자가 되었는가|CUDA·AI 생태계의 모든 것

by H.Sol 2025.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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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경쟁력

GPU 회사가 아니라 ‘AI 소프트웨어 제국’이 된 엔비디아의 진짜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1. GPU 회사가 아닌 ‘AI 플랫폼 회사’ 엔비디아

예전의 엔비디아는 단순히 게임용 그래픽 카드를 잘 만드는 회사였다. 하지만 지금의 엔비디아는 AI 시대의 인프라를 통째로 공급하는 플랫폼 회사에 가깝다. 데이터센터용 GPU, 서버 시스템(DGX·HGX), 컴파일러(NVCC), 통신(NVLink·NCCL), 딥러닝 라이브러리(cuDNN·TensorRT)까지, AI가 돌아가는데 필요한 거의 모든 층을 하나의 스택으로 묶어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GPU 칩 회사”처럼 보이지만, 실제 경쟁력의 중심은 소프트웨어와 생태계에 있다. 이 글에서는 특히 그 핵심인 CUDA와 라이브러리·연구 생태계가 어떻게 엔비디아를 “경쟁사가 따라가기 어려운 절대 강자”로 만들었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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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UDA의 탄생|GPU를 범용 계산기로 바꾼 한 번의 선택

원래 GPU는 게임 그래픽을 그리기 위한 전용 장치였다. 삼각형을 그리고, 픽셀을 채우고, 셰이딩을 하는 정해진 작업에 특화된 프로세서였기 때문에, 일반적인 과학 계산이나 AI 연산을 돌리기에는 제약이 많았다.

엔비디아는 여기서 과감한 결정을 내린다. GPU를 그래픽 전용 프로세서가 아니라, 수천 개의 코어를 가진 병렬 범용 계산기로 만들고, 이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CUDA(CUDA = 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라는 플랫폼을 내놓은 것이다.

CUDA의 포인트는 단순하다.

  • 새 언어를 강요하지 않고, C/C++ 문법을 그대로 확장해서 GPU를 쓸 수 있게 했다.
  • __global__, threadIdx 같은 키워드만 추가로 쓰면 GPU 커널을 만들 수 있다.
  • 나머지 복잡한 메모리 관리·스케줄링·컴파일은 CUDA 런타임과 드라이버가 처리한다.

즉, 개발자가 보는 세계는 여전히 C/C++·파이썬 수준이지만, 내부에서는 PTX → SASS → GPU 커널로 이어지는 고성능 실행 파이프라인이 돌아가는 구조다. 이 “진입장벽은 낮추고, 내부 최적화는 극단적으로 올리는 설계”가 엔비디아 독주의 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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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커널과 라이브러리 생태계|cuDNN·cuBLAS·NCCL의 위력

CUDA가 단순한 언어 확장을 넘어서 “지배적인 플랫폼”이 된 이유는, 엔비디아가 수년간 쌓아온 GPU 커널 + 라이브러리 엔진 덕분이다. 대표적인 것이 다음과 같다.

  • cuDNN : CNN·RNN·Transformer·Attention 등 딥러닝 연산용 특수 커널 모음
  • cuBLAS : 행렬 곱(GEMM)·선형대수 연산을 위한 고성능 커널 모음
  • NCCL : 수십~수천 개 GPU를 묶어 LLM을 학습시키는 분산 통신 라이브러리
  • TensorRT : 학습된 모델을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빠르게 추론하기 위한 최적화 엔진

이 라이브러리 안에는 수백~수천 개의 커널(kernel)이 들어 있고, 입력 크기·배치 크기·데이터 타입·GPU 모델에 따라 어떤 커널을 쓰는 것이 최적인지 자동으로 선택해 준다. 개발자가 파이썬으로 y = model(x) 한 줄만 써도, 내부에서는 이 라이브러리들이 CUDA API를 통해 GPU에 최적화된 연산을 보내는 구조다.

이 “보이지 않는 최적화 커널 집합”을 다른 회사가 따라 만들려면, 단순히 GPU를 복제하는 수준이 아니라 10년 가까운 소프트웨어 투자와 알고리즘 연구가 필요하다. 이게 쉽게 복제가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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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연구 코드·프레임워크·교육까지… 전 세계가 CUDA 표준으로 굳어진 이유

오늘날 AI·머신러닝·과학 계산 분야의 오픈소스 코드와 논문 구현의 대부분은 CUDA를 기본 전제로 작성되어 있다. GitHub에 올라온 수많은 딥러닝 예제, 논문 코드, 튜토리얼들이 모두 “엔비디아 GPU에서 CUDA로 돌아가는 환경”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더해, 주요 프레임워크인 PyTorch, TensorFlow, JAX도 내부 구현을 보면 핵심 부분이 그대로 CUDA 라이브러리(cuDNN·cuBLAS·NCCL)에 의존한다. 연구자·개발자 입장에서는 “엔비디아 GPU를 쓰면 그냥 잘 돌아가는 환경”이 이미 표준으로 굳어져 있기 때문에, 다른 GPU로 갈아타기 위해 코드를 대대적으로 수정할 유인이 거의 없다.

교육과 커뮤니티도 마찬가지다. 대학 강의, 온라인 강좌, 블로그, 튜토리얼 대부분이 “엔비디아 GPU + CUDA + PyTorch” 조합을 기본값으로 다룬다. 생태계 전체가 하나의 기본 조합에 맞춰진 상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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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하드웨어+소프트웨어+네트워크 통합 설계가 만든 ‘넘사벽’ 구조

엔비디아의 강점은 단순히 GPU 칩 성능에 있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 네트워크,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통합 스택으로 설계한다는 점이다.

  • GPU 칩 (A100·H100 등) 자체의 연산 성능
  • GPU 간 고속 연결을 위한 NVLink·NVSwitch
  • 수십~수천 개 GPU를 묶는 서버·랙 설계(DGX·HGX)
  • 그 위에서 돌아가는 NCCL·CUDA 런타임
  • 최상단에서 PyTorch·TensorFlow 같은 프레임워크가 그대로 올라가는 구조

즉, “GPU만 잘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대규모 AI 학습 클러스터를 처음부터 끝까지 패키지로 제공하는 회사에 가깝다. 이 통합 설계 덕분에, 클라우드 사업자와 대형 AI 연구소들은 엔비디아 스택을 그대로 도입해 대규모 LLM·멀티모달 모델을 학습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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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AMD·인텔·TPU가 쉽게 대체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

“그렇다면 다른 회사도 GPU 칩을 만들고, 파이썬 코드만 받아서 돌리는 소프트웨어를 만들면 되지 않나?”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겉으로 보면 그렇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벽이 존재한다.

  • ① 수천 개의 고성능 커널과 라이브러리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 ② PyTorch·TensorFlow 등 프레임워크 내부를 새 플랫폼에 맞게 대폭 수정해야 한다.
  • ③ 이미 CUDA 기반으로 작성된 연구 코드와 튜토리얼을 옮기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든다.
  • ④ 대규모 분산 학습에 필수적인 통신 스택(NCCL 수준)을 복제하기 어렵다.
  • ⑤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인프라가 이미 엔비디아 스택을 중심으로 깔려 있다.

결국 경쟁사들은 “GPU 칩은 만들어도, CUDA 수준의 전체 생태계를 한 번에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에 부딪힌다. 그래서 ROCm(AMD), 자체 AI 칩(구글 TPU 등)이 존재함에도, 여전히 메인스트림은 “엔비디아 GPU + CUDA” 조합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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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엔비디아의 리스크와 앞으로의 변수

현재 구조만 보면 엔비디아는 분명히 “경쟁 불가능한 강자”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원히 견고한 것은 아니다. 몇 가지 변수는 존재한다.

  • 완전히 다른 컴퓨팅 패러다임(예: 새로운 AI 가속 구조, 전혀 다른 언어·런타임)의 등장
  • 대형 클라우드·빅테크가 자체 칩을 대량 양산해, 내부 워크로드부터 조금씩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는 움직임
  • 정부 규제나 공급망 이슈 등, 시장 외부 요인

다만, 이런 변화가 현실화되더라도, 이미 쌓인 코드·생태계·교육·툴체인을 생각하면 단기간에 CUDA를 완전히 대체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하기는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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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정리|왜 지금은 ‘GPU 경쟁’이 아니라 ‘CUDA 생태계 경쟁’인가

엔비디아가 “경쟁사가 따라오기 어려운 강자”가 된 이유를 한 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엔비디아는 GPU 칩을 잘 만든 회사가 아니라, CUDA라는 소프트웨어·라이브러리·연구 생태계를 10년 이상 쌓아 올린 결과, AI 시대의 사실상 ‘표준 인프라 공급자’가 된 회사이다.

오늘날 AI를 연구하고, LLM을 학습하고, 서비스를 만들고, 로봇과 자율주행을 개발하는 대부분의 조직은 이 생태계를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경쟁의 초점은 “누가 더 빠른 GPU를 만들까?”보다 “누가 CUDA 수준의 완전한 스택과 생태계를 제공할 수 있을까?”로 옮겨가고 있다.

당분간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여전히 “엔비디아”인 상태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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