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법칙’이 아니라 ‘법칙의 선택 조건’을 묻는가
대칭 시리즈에서 우리는 한 가지 사실에 도달했다. 같은 조건에서도 결과는 하나로 고정되지 않으며, 일정한 규칙과 구조 안에서 분기한다는 사실이다. 대칭은 그 분기를 기술하는 언어였고, 규칙과 구조는 그 분기가 허용되는 범위를 규정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왜냐하면 다음 질문이 남기 때문이다.
왜 그런 규칙만 선택되었는가? 왜 그 구조만 허용되었는가?
이 질문은 더 이상 개별 현상의 문제가 아니다. 이 질문은 우주 전체의 생성 조건을 향한다.
1. 설명의 한계
물리학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다. 뉴턴 역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장이론은 각자의 범위 안에서 현상을 설명한다. 그러나 이 설명들은 공통의 한계를 가진다.
왜 하필 이 상수인가 왜 이 대칭이 유지되는가 왜 이 법칙 조합이 선택되었는가
이 질문들 앞에서, 기존 이론들은 침묵하거나 ‘초기 조건’이라는 이름으로 질문을 미뤄둔다. 설명은 가능하지만, 선택의 이유는 설명되지 않는다.
AUT는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2. 한 단계 바깥으로 나가야 하는 이유
AUT는 기존 이론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성과를 전제로 삼는다.
다만 한 발 물러서서 묻는다.
이 법칙들이 가능하려면 어떤 더 상위의 조건이 필요했는가
이 ‘바깥’은 초월이나 신비가 아니다. 그것은 관점의 이동이다. 현상을 설명하는 관점에서, 현상이 선택되는 조건을 묻는 관점으로의 이동이다.
그래서 AUT의 별칭은 아웃(Out)이다.
3. AUT의 기본 가설
AUT는 우주를 다음과 같이 가정한다.
우주는 가능한 세계들 사이에서 자기 자신을 지속적으로 갱신하는 정보 구조다.
이때 ‘갱신’은 은유가 아니다. AUT는 우주의 진화를 대우주적 베이지안 업데이트로 이해한다.
가능한 구조들의 집합이 있고 관측과 일관성, 안정성이 제약으로 작동하며 그 결과 특정 법칙과 구조가 선택된다.
즉, 우주는 한 번 정해진 법칙을 기계적으로 실행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조건과 제약 속에서 스스로를 선택해 온 과정이다.
4. 대칭에서 AUT로의 필연적 이동
대칭은 이렇게 말한다.
결과는 분기한다 분기는 확률로 기술된다 확률은 구조에 의해 제한된다
AUT는 여기서 한 질문을 더한다.
그 구조는 왜 그런 확률만 허용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으면, 대칭은 기술로 남고, 이론으로는 닫히지 않는다.
AUT는 대칭을 폐기하지 않는다. 대칭을 내부 메커니즘으로 포함한다.
5. AUT가 다루지 않는 것
AUT는 다음을 직접 다루지 않는다.
주관적 경험 감각의 질감 의식의 내부 서사
이 영역은 이후 CFT(시프트)에서 다뤄진다. AUT의 역할은 명확하다.
의식이 등장하기 이전에, 의식이 놓일 수밖에 없는 우주의 구조를 세운다.
6. 이 글의 위치
이 글은 결론이 아니다. 이 글은 요약도 아니다.
이 글은 문제 설정이다. AUT 전체가 왜 필요한지를 정리하는 출발점이다.
이제부터 AUT는 다음을 하나씩 다룬다.
정보는 어떻게 장이 되는가 구조는 어떻게 선택되는가 패턴은 어떻게 안정화되는가 자기참조는 어디서 등장하는가
그리고 그 끝에서, 의식은 소우주적 베이지안 업데이트로 다시 등장한다.
이 글은 AUT의 시작점이다. 여기서부터 우리는, 법칙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법칙이 선택되는 이유를 묻기 시작한다.